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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다찌아빠 카테고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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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3년 11월 28일
라마다르네상스 호텔 사거리에서 매봉터널 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엘지 주유소가 보입니다. 엘지주유소를 지나자마자 있는 좁은 골목 - 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그런 골목 - 으로 접어들어 100여미터만 올라가면 '클럽하우스'라는 바가 있습니다. 오늘은, 이 바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.
클럽하우스는 골프장에 있는 메인 건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. 사람들은 이곳에서 접수를 하고, 식사나 차를 즐기기도 하며, 물건도 사고, 옷도 갈아입거나 운동 후 사우나를 하기도 하지요. 골프장에 있는 커다란 건물로, 호텔이나 콘도의 리셉션이 있는 로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. 이 집의 이름이 클럽하우스이기는 하지만, 들어가는 입구에 골프와 연관된 사진이 하나 있는 걸 제외하고는 뭐, 특별히 골프 냄새가 나는 곳은 아닙니다. 골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바이기는 합니다만. ^^ 어쨌든 강남에서 별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술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, 역시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. 아무래도 제가 주로 활동하는 마포에 비하면 술값이 많이, 많이 비싸기는 합니다만 ^^ 주로 강남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, 특별히 정해진 장소가 없을 경우에는 이 집을 주로 갑니다. 이 집 분위기가 좋고, 어쩌고 하는 건 머 굳이 할 얘기는 아닌 듯 싶습니다. 분위기야 워낙 주관적인 것이라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. 다만, 처음 문 앞에서부터 맞아주시는 스탭 -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을 이렇게 부르더군요 ^^ - 들의 친절함은 멤버십 클럽이 아닌 일반 바에서는 보기 힘든 서비스입니다. 친절함 뿐만 아니라 기억력도 좋으신 분들입니다. ^^ 그런데 이 집이 좋은 점은 서비스가 좋고, 친절하고, 분위기가 좋고.. 머 이런게 아니라, 안주로 나오는 음식들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는 겁니다. 먼저 과일 안주입니다. 저는 카페, 바, 주점 등에 가면 절대로 과일 안주는 안 시킵니다. 일단 과일이 맛이 없고, 상태도 의심스럽고, 그거 말고 선택의 여지가 많은데 괜히 과일을 시켜야 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죠. 아버지 덕에 남들이 과일을 집에 대 놓고 넣어 줘서 어릴 때부터 과일 귀한 줄 모르고 먹었던 것도 있고, 뭐 그렇습니다. 클럽하우스에 처음 갔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. 과일은 뭔 과일, 그냥 마른 안주나 먹지 그랬더랬습니다. 만일 마른 안주가 그렇게 비싼 줄(!) 알고 있었다면 마른 안주 말고 다른 거 시켰을 텐데, 마른 안주 무쟈게 잘 나오네, 그 생각만 하고는 습관적으로 시켰더랬지요. 그 날도 그렇게 마른 안주를 시켜 놓고 잭을 마시고 있는데, 끝나기 직전에 그 곳 사장님 중 한 분이(이 집은 사장님이 두 분 이십니다 ^^) 과일 안주를 서비스로 내어 주셨습니다. 그 때 제가 누군가를 모시고 간 자리였는데, 으찌나 목에 힘이 들어가든지… ‘나 원래 여기서 이런 사람입니다’ 뭐 이런 기분 아니겠습니까. 그런데 그 과일 장난이 아니었습니다. 저는 술집에서 그렇게 신선하고 맛있는 과일 안주는 처음 먹어 보았습니다. 특히 토마토인줄 알고 무시했던, 그 가운데 엎어져 있던 붉은 넘… 그게 홍시였습니다. 어, 이거 토마토 아니네 하고 먹었던 그 홍시 맛… 장난 아니었습니다. 다른 과일들도 어쩜 그렇게 시원하고 신선하고… 그랬는지, 어, 다음부터는 과일 시켜야 겠다,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답니다. 그 때 같이 과일 드셨던 분들도 다, 감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. 그 뒤로 저는 계속 과일 안주만 시켰더랬습니다. 특히 거북이 등짝처럼 올록 볼록하게 깎아 있던 과일 – 아, 이거 어제 이름 들었는데 까먹었다 – 그리고 속 무쟈게 징그러운 넘 – 석류라고 했든지… - 은 다른데서 보기 힘든 것들이구요, 사과, 파인애플, 수박은 물러터지지 않고 탱글탱글 합니다. 정말 클럽하우스의 과일 안주는 강추할만 합니다. 과일안주가 아마 5만원인가... 그랬던 것 같습니다. 치즈 안주도 일품입니다. 치즈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과일 치즈라는 메뉴를 주문하면 되는데, 제목대로 과일과 치즈가 어우러져 나오는 안주입니다. 접시 중앙에 중앙에 사과, 포도 그리고... 아마 메론이었던 것 같습니다. 요렇게 세 가지 과일이 자리를 잡고, 접시 끝쪽으로 이쁜 삼각형 치즈 조각들이 빙 둘러 누워(!) 있었습니다. 그냥 우리가 흔히 먹는 슬라이스 치즈가 아니라... 맛이 상큼하고 도톰한 치즈입니다. 모양이야 뭐 자르기 나름이겠구요, 그참... 그 시원하고 상큼한 맛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. 하여튼 치즈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별 탈 없이 드시기 좋은 안주일 겁니다. 특히 치즈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꼭 한 번씩 사주고 싶은... 그런 맛이랍니다. 이 넘도 아마 5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... 다음에는 모듬 치즈라는 안주를 한 번 먹어봐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. 안주는 아니지만, 식사로 나오는 볶음밥도 고슬고슬하니 맛있습니다. 초저녁부터 식사와 상관없이 술잔을 기울이시고 싶은 분들을 위한 배려겠지요. 볶음밥은 12,000원인가, 그럴 겁니다. 클럽하우스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술 값이 싼 곳은 못 됩니다. 맥주는 7천원 정도부터 다양한 메뉴가 있고 와인은 6만원에서 10만원까지, 위스키는 18만원부터 뭐 그 이상... 있습니다. 저희 사무실 근처의 바들에 비하면 10 - 20% 정도 비싼 편이지요. 물론, 마포와 강남의 입지적인 차이도 있겠습니다만... 좋은 안주는 술 맛을 배가 시켜 주고, 술자리 분위기를 좋게 해 줍니다. 약간의 비용을 더 들이고라도 클럽하우스를 찾는 건,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. |